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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냉방을 이용한 흰개미집, 풍탑, 카나트

by windcore 2025. 4. 1.

뜨거운 계절, 에어컨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더위에 시달리다가 에어컨이 작동하는 실내에 들어갔을 때, 그 시원함과 쾌적함이란 더위에 시달린 우리의 피곤함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효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기분 좋게 하는 이 기술로 인하여 우리가 사는 지구가 조금씩 손상될 수 있다고 합니다  

에어컨에 사용하는 냉매는 지구 온난화를 앞 당길 수 있고, 또한 에어컨을 돌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전력은 매년 여름마다 우리에게 전기요금이라는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냉방 기술 덕분에 우리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쾌적함을 누리며 살고있지만 자연을 생각하지 않는 무분별한 기술은 자연이라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올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더위를 슬기롭게 다루어가는 흰개미집의 비밀, 그리고 고대 중동지역에서 활용된 풍탑과 지하수로(카나트)의 자연친화적인 냉방 기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흰개미집의 냉방 구조

누구나 어릴 적 개미들의 행렬을 유심히 본 적이 있을것입니다 

개미들은 어디로 가는걸까, 먹이를 물고 집으로 돌아가는 개미들의 집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나름대로 살아가는 지혜를 가지고있어서 각자의 환경에 맞게 생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온대성 기후의 개미들은 보통 땅 속에 집을 지으며 살아가는데, 덥고 뜨거운 지역에서 살아가는 개미들 중에는 특이한 모양의 집을 짓고 살아가는 개미도 있다고 합니다 

바로 아열대 기후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흰개미들인데요, 이 흰개미들은 뜨거운 열대기후의 땅에서 8미터 높이 정도의 집을 짓고 살아간다고합니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탑은 흙으로 지어졌는데 흰 개미들은 자신의 배설물과 타액과 흙을 섞어서 집을 지어나가는데, 이 흙더미는 태양 빛을 받으면 건조가 잘 되어서 굉장히 단단하고 견고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흰개미들이 이렇게 높은 집을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흰개미집

 

흰개미집의 특성을 알기위해서 먼저 공기의 특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공기는 온도가 높아지면 공기를 구성하고 있는 산소, 이산화탄소, 질소등의 입자들이 서로 떨어지려고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멀리 있기 때문에 공기의 밀도가 넓어져서 공기의 무게가 가벼워지기 때문에 공기가 위로 상승하게 됩니다 

반대로 온도가 낮아지면 공기의 입자들은 반대로 서로 붙으려고 하기때문에 공기의 밀도가 빽빽이 채워져서 공기가 무거워지므로 아래로 가라앉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마치 뜨거운 여름 날, 사람들이 서로의 온기마저도 부담스러워서 서로 떨어지고 싶어 하고, 날씨가 추워지면 서로의 온기를 느끼려고 모이려 하는 습성과도 같을 것입니다 

 

흰개미집의 높은 흙더미집은 이러한 공기의 특성을 이용하는 구조입니다 

열대기후의 뜨거운 한 낮,  흰 개미집은 내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공기의 온도 또한 올라갑니다 

그러면 공기의 특성상, 더워진 공기는 위로 상승하게되는데 흰 개미집의 높은 탑은 이렇게 뜨거워진 공기가 상승하는 통로이며, 이렇게 위로 상승한 공기는 흙더미 탑의 조그맣고 군데군데 뚫린 구멍을 통해서 배출됩니다 

 

이렇게 뜨거운 공기가 위의 통로를 통하여 배출되면 땅 쪽에 있는 아래쪽의 구멍을 통해서는 새로운 공기들이 들어옵니다  흰개미집은 이렇게 계속적으로 더운 공기들을 빠져나가고, 새로운 공기들이 들어오는 순환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에 뜨거운 열대기후에서도 쾌적함이 유지된다고 합니다

 

흰개미들은 이 통로를 감추기도 하는데, 외부에 나갔다가 돌아올 때는 이 통로를 닫아 자신들의 집인 것을 감추기도 하고 때때로 환기를 위해 열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한 이 집들은 지하 5미터 까지도 파내려 가 지어지는데 이 집들은 수 킬로미터 멀리 떨어진 집들과 조직적으로 연결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이 집들을 연결하는 통로들은 그냥 길 역할만을 하는것이 아니라 공기의 순환로 역할도 해서 지하 가장 깊이 살고있는 여왕개미와 알들이 있는 공간을 항상 일정한 상태의 쾌적한 온도로 유지한다고합니다 

또한 내부가 건조할 경우에는 지하의 물이 흐르는 곳까지 파내려가 수분을 끌어오기도 합니다 

흰개미 서식지를 응용한 자연 환기 건축물

남부 아프리카의 한 지역에서 자란 건축가 마이크 피어스는 자라면서 흰개미집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자랐고, 특이한 구조의 개미집을 관찰하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건축가가 되면서 이 흰개미의 흙더미 탑을 응용하여 건축물을 짓고자 계획하였고, 그의 고향 짐바브웨에 이스트게이트라는 쇼핑센터를 건축합니다

흰개미집의 자연적인 공기 순환 방식을 적용한 이 건물은 1년 내내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 다고 합니다 

그는 흰개미집 공기 순환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흙무더기 탑을 어떠한 방식으로 적용하였을까요

 

그는 높은 탑을 쌓는 대신, 공기가 순환할 공간을 중간에 남겨두고 양 쪽에 건물을 짓습니다 

그리고 기온이 올라가 공기가 더워지면 가운데의 공간을 통하여 공기가 상승하고, 상승한 공기들은 밖으로 통하는 굴뚝을 통하여서 배출됩니다

그리고 아래쪽에 또한 새로운 공기가 들어올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항상 새로운 공기가 유입되도록 합니다 

 

이 건물은 항상 일정한 상태의 온도가 유지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건물의 에너지 소비율이 다른 건축물의 10%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효율적인 건축방식이 있음에도, 아직까지는 자연방식을 이용한 건축방법에 대한 필요성의 부족이나 인식 부족으로 인하여 이러한 건물은 잘 지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고대 중동의 풍탑을 이용한 자연 냉방 

 뜨거운 사막 지역인 고대 중동 지역의 사람들도 '어떻게 해야지 뜨거운 한낮의 더위를 피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흰개미들과 같이 자연에서 방법을 찾아내었는데 바로 공기를 집으로 끌어들이고 배출시키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방법은 사람이나 개미들에게나 자연을 이용한 최선의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들은 흰개미들이 높은 흙더미를 쌓아 공기의 순환로를 만들었듯이, 바드기르라는 높은 탑을 만들어 바람을 집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이 탑은 사막의 흙과 물을 섞어서 만든 벽돌로 지어졌으며, 항상 다른 건물보다 높이 세워졌는데 그 이유는 높을수록 바람을 더 많이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탑의 모양은 사각형, 또는 팔각형의 기둥인데 모든 방향에서 바람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사방에 구멍을 뚫어놓았으며 풍탑의 내부 구조는 바람의 흐름을 계산해서 지어졌다고 합니다

이 탑은 흰개미집의 원리와 같이 더워진 공기는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가서 풍탑의 통로를 통해서 빠져나가고, 반대편의 통로를 통해서는 새로운 공기가 들어오는데 바람이 나가고 들어오는 통로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서 수시로 바뀐다고 합니다 

 

높은 탑의 구멍을 통해서 바람이 들어오면 내부의 좁은 통로를 따라 건물 아래의 실내로 바람이 유입됩니다 

그리고, 이 건물이 지하의 수로(카나트)와 연결되어 있을 경우, 바람이 지하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게 되면 더 시원한 바람이 되어 에어컨과 같이 실내의 온도를 식혀주기도 합니다 

마치 흰개미가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수로가 있는 곳까지 깊게 땅을 파는 것과도 흡사합니다 

사막 아래 생명의 물줄기, 카나트

모래만 펼쳐져있는 뜨겁고 건조한 사막지역에 사는 중동지역의 사람들은 물의 부족을 어떻게 해결하였을까요

산림이 울창하여 물을 흔하게 사용하는 우리나라 같은 지역에 비해서 그들에게 물은 정말로 생명을 공급하는 줄기였으며, 물의 발견은 금맥을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카나트란 지하 물길이라는 뜻이며 고대 페르시아 (이란)에서 기원전 1000년 경쯤 처음 개발되어, 수천 년의 긴 세월 동안 사막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카나트

고대 페르시아의 북동부에 위치한 하자르 산과 비날루드 산은 항상 만년설이 덮여있는 산인데, 이곳에서는 늘 빙하가 녹는 깨끗한 물이 흘러내린다고 합니다 

페르시아 사람들은 건조한 사막인 지역에서, 물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 산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마을까지 끌어오려고 수로를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들이 지하수로를 만들었던 방법은 아주 단순해서, 흙을 파낼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해서 모든 과정을 사람이 손수 다 작업해 나갔습니다 

 

■ 수로를 만드는 과정

 

1. 먼저 높은 산지나 언덕 근처에서 지하에 물이 흐르는 길을 탐지하여 원류가 되는 우물을 파기 시작합니다

깊이는 보통 지상에서 20~200 미터까지 파내려 간다고 합니다

 

2. 원류가 되는 우물이 다 파졌으면, 그곳에서부터 물을 끌어가고자 하는 곳까지 방향을 잡고 땅 속의 길을 만들어주는데 길은 1~2 º의 미세한 각도로 낮게 경사진 곳에 길을 만들어갑니다

경사를 이용하는 이유는 자연스럽게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물이 파진 지점부터 앞의 사람은 땅의 흙을 계속 파나 가고 뒤의 사람은 흙을 담아서 원래 판 우물이나 환기구로 갖다 놓으면 밖에 있는 사람이 흙을 처리합니다 

3. 계속 이런 식으로 약간 경사를 이루면서 지하터널을 파나 가면서 동시에, 지상에서는 20~30cm 간격으로 공기 순환을 위한 구멍을 뚫어줍니다  

이 구멍은 작업을 하는 동안 나오는 흙을 처리하는 역할도 하고, 터널을 다 완성한 후에는 점검을 위해서 출입하는 점검용 통로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4. 목표한 지점까지 터널을 뚫었으면, 그때부터는 물의 줄기가 지면으로 올라오게 하여 물의 수로를 만들어가면서 농사지을 땅이나 주택으로 연결해 줍니다  

 

땅 속에 길을 내다보면 단단한 바위층이나 진흙, 모래층과 같은 매우 다양한 지질을 만나는데, 현대에는 굴착기에 특수장비(브레이커, 드릴등)를 장착하여서 단단한 바위층도 효율적으로 파내지만, 오랜 옛날에는 쇠망치나 끌, 곡괭이, 정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사람이 직접 굴착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감수하며 터널을 파기도하지만,  때로는 굴착을 포기하고 경로를 변경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한 반대로 모래, 진흙, 자갈층처럼 느슨한 지반을 만났을 경우에는, 굴이 붕괴될 위험도 있고 지하의 물이 흐르면서 흙이 씻겨져 내려갈 수 있으므로 벽돌이나 돌, 석회로 터널 벽을 단단하게 보강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카나트는 모든 과정이 부삽등의 간단한 도구로 땅을 파는 단순한 과정으로 이루어졌지만, 사방이 건조한 사막의 땅에 생명이 흐르게 하였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준 생명의 물줄기였습니다

이렇게 자연 속에 사는 모든 생명들은 자연에 순응하면서, 그리고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고 응용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의 지혜가 우수하여 많은 것들을 창조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많은 기술을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라도 우리가 사는 기본적인 환경인 자연을 훼손하는 기술이라면, 그 몫은 또한 우리가 고스란히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기술의 개발과 함께, 자연과 공존할수있는 지혜에 눈을 돌릴 때입니다 

우리의 시각을 바꿀 때, 우리가 알지못했던 해답이 이미 자연 속에 숨겨져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