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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보다 근원적인 세계

by windcore 2025. 5. 30.

 우리는 언제나 우리의 기준에 맞추어서 보고, 듣고, 느끼며 살아갑니다  마치 나뭇잎을 먹고 살아가는 애벌레가  나무와 나뭇잎만을 인식하며 살아가듯이 우리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그것만을 보고 인식하며 그 틀 안에 머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끝없는 호기심이 있습니다 
전자기파가 밝혀지기 전 인류는 가시광선만을 '빛'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우리가 보고 있는 빛은 감마선,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마이크로파, 라디오파로 이루어진 전자기파의 스펙트럼 중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시각으로 빛을 보는 영역은 어두운 방에서 조그만 틈 사이로 보는 풍경과 같다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는 전기조차도 아주 오랜 시간동안 인류에게는 숨겨져 있던 영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전기 현상으로 인류는 전기라는 존재를 감지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숨겨져 있던 전기를 끌어내어 우리 삶의 동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기를 이해하면서 인류는 전자의 존재를 알게되었고 전자를 이용하여 우리의 시각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원자보다 작은 세계를 눈앞에 펼쳐놓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세계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낯설고 기묘한 세상이었습니다 

 

소립자의 세계-엘리스가 들어간 이상한 나라?

이상한 나라의 주인공 앨리스는 토끼를 따라 들어간 구멍 속에서 자신이 사는 세상과 너무나 다른  기묘한 세계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원자 속의 세계 역시 그에 못지않게 이상한 세계입니다  그 세계에서는 입자가 파동이 되고  파동이 입자가 되기도 하며 하나의 입자가 동시에 여러 상태로 존재하기도 있습니다
또한 두 양자가 서로 얽히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간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관찰자가 보는 것만으로도 영향을 받아 입자의 상태가 변하기도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꿈을 꾸었을 때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 같지만 지금 현재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자보다 깊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진동하는 끈으로 이루어진 세계

상상이 과학이되다

영화 앤트맨은 이 양자들의 세계를 영화적인 상상력으로 표현했습니다 
주인공 앤트맨은 '핌입자'이라는 원자와 전자의 간격을 줄여주는 가상의 입자를 이용해서 몸을 원자보다 작게 줄여서  양자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그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중첩상태에 놓이게 되어 수많은 나를 만나기도 하고, 양자 얽힘으로 인해 자신과 연결된 사람의 의식과 이어지는 체험을 하기도 합니다
영화적인 과장이 있기는 하지만 양자중첩과 양자 얽힘 등 실제 과학적인 개념들을 활용하여 관람자들에게 과학적인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양자세계의 현상들은  상상속의 세계가 아니라 이미  수많은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되었으며, 현재는 이 미시세계의 특성을 이용해서 양자컴퓨터라는 새로운 도구까지 개발하는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눈에 보이지도 감지할 수도 없는 입자들을 이용해서 어떻게 컴퓨터까지 만들 수 있을까요
그러나 돌이켜보면 전자를 이용해서 전류를 만들고 그것을 동력으로 삼은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양자를 이용해서 새로운 컴퓨터를 만드려 하는 것이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전자는 양자역학의 법칙을 따르는 대표적인 기본입자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 컴퓨터가 사용하는 전자는 전자의 흐름인 전류를 이용하여  반도체로 만들어진 트랜지스터가 전자를 통과시키느냐 막느냐에 따라서  0과 1의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양자컴퓨터는 전자라는 입자 자체의 특성을 직접 이용합니다  
예를 들어 전자가 동시에 여러 상태에 있을 수 있는 중첩상태를 이용하면, 동시에 여러 상태의 계산을 할 수 있어서 일반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고 복잡한 계산을 동시에 할 수 있고 얽힘을 이용하면 멀이 떨어진 입자들 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양자를 다루는 기술과 실용화

 
그렇지만 양자는 워낙 민감하고 빨라서 다루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아주 정교한 환경을 만들어서 양자들을 다루어야 한다고 합니다
 
●레이저는 빛의 칼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주 정밀한 도구인데 이 레이저로 입자를 쏘면 그 입자의 상태를 다른 상태로 바꾸어줄 수 있습니다  즉 입자의 위치를 '이 쪽 방향으로' 하면서 빛으로 살짝 밀어주는 것입니다 
●입자들은 너무나 빠르게 움직여서 제어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영하 273도의 아주 차가운 온도를 만든 뒤 입자들의 움직임을 멈추게 해서  입자들을  제어합니다 
● 자기장이나 전기장으로 입자들을 둘러싸서 울타리처럼 만들고 그 안에 입자가 움직이지 못하고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고정시킵니다
●바람이 지나가면 모래의 모양이 바뀌듯이 입자가 움직이면 지나간 경로에 간섭무늬가 생기는데 이 간섭무늬를 보고 입자의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입자들을 다루는 일은 아주 까다로운 일이지만,  현재 양자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양자컴퓨터를 실용화하기 위해서 전 세계는 현재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가 이렇게 어려운 연구에 집중하는 이유는 양자 컴퓨터가 실용화됐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엄청나기 때문인데 지금의 슈퍼 컴퓨터로 수백 년 걸릴 문제를 몇 분 만에 풀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가 양자기술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미 구글, IBM 인텔, 중국 과학원 등은 수십~수백 큐비트 수준의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고 일부는 성공하여 현재 작동하는 것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양자컴퓨터를 우리 세대에도 사용할 수 있을까요  물론 실용화까지만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 클라우드를 통해 일반인들도 양자 컴퓨터를 체험해 볼 수 있는데  한 가지 예로  IBM Quantum Experience라는 웹사이트에 가입하면 클라우드를 통해 누구나 실제 양자 컴퓨터에 접속해 간단한 실험을 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끈 이론이 등장한 이유

 
현재 우리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양자컴퓨터를 비롯한 다양한 혁신적인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양자세계를 발견하고나서부터 수많은 수수께끼에 부딪치게 되었습니다 
양자의 법칙은 미시세계에서는 놀라운 정확성을 보였지만 거시세계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양자역학에 맞추면 거시세계가 설명되지 않았고 상대성 이론에 맞추면 미시세계의 현상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 두 세계를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 근원적인 이론이 필요했는데 그런 이론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더더우기 1930년에 처음 만들어진 입자가속기가 1960년 대에 크게 발전하면서 원자핵을 가속기로 충돌시킬 때마다 수많은 입자들이 마치 터지듯 쏟아져 나왔는데 과학자들은 수없이 나오는 입자들을 보면서 무척 혼란스러워하였고 이 현상을 빗대어 '입자 동물원'이라고 칭했다고 합니다
수많은 입자들을 보면서 과학자들은 이렇게 많은 입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성됐으며 또한 이것들이 모두 기본입자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학자가  "혹시 세상을 이루고 있는 기본입자는 점처럼 작고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작은 끈이 진동하면서 여러 가지 입자를 만들어내는 것을 아닐까"라는 아이디어를 냅니다 
끈의 종류는 동일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진동한다면 진동하는 형태나 패턴에 따라서 전자, 쿼크, 글루온 등 다양한 입자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아이디어를 적용하자 이해할 수 없었던 다양한 입자들의 출현이 설명되었으며 더 나아가 거시세계(상대성 이론)까지도 통합하여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끈 이론은 아주 작은 미시 세계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우주의 전체의 구조까지도 함께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었는데  과학자들은 또다시 끈이 단순한 물질이 아닐 거라는 생각에 이릅니다 
왜냐하면 이 끈이라는 것의 크기가 우리가 상상하기도 힘든 플랑크 길이에 해당하는데 이 정도로 작다면 차라리 물질이라기보다는 에너지의 형태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으며 거기다가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공식  E=mc²  적용하여 물질도 결국은 에너지의 한 형태일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끈을 아주 작은 에너지 조각이라고 생각하였으며 이 에너지 조각이 어떻게 진동하느냐에 따라서 입자의 모양이 결정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끈의 진동방식=정보 

 
그러므로 끈이 진동하는 패턴과 리듬은 그 입자를 결정하는 정보가 됩니다
어떤 끈은 빠르고 일정한 패턴으로 진동하며 전자가 되기도 하고 다른 끈은 다른 방식으로 진동해 쿼크가 되기도 합니다  이 원리는 마치 바이올린이나 첼로와 같은 현악기를 연주할 때 하나의 줄을 어떻게 켜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음이 만들어지는것과 같이 끈 하나가 다양한 방식으로 진동하면서 수많은 입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물질의 근원은 진동하는 에너지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흥미롭게도 음악을 접하는 우리들의 반응을 보면 이 이론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조화롭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 공명되고 감동하는데 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근원과 본질이 진동과 음률로부터 시작되어서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결국 세상의 근원은 에너지이고, 그 에너지는 정보라는 형태로 존재한다고 할 수있습니다 
우리의 인식은 세상이 아주 작은 입자로 이루어졌다는 세계관에서 이제 입자보다 깊은 곳에 있는 에너지와 정보의 세계로 들어섰습니다 
인류는 자연의 숨겨져있던 베일이 하나씩 벗겨질 때 마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원자보다 근원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있는 우리 세상은 또 어떤 도약을 할지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