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누군가의 생각이 문득 떠올랐는데, 마치 그 마음이 통하기라도 한 듯 그 사람이 갑자기 연락해 온 경험이 있나요
저는 미국에 사는 친구가 있는데 제 마음속에 그 아이가 떠오르거나 궁금해지면 전화가 오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우리는 흔히 '텔러파시가 통했나 봐'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현상이 원자보다 깊은 양자들의 세계에서는 실제로 일어나는 일인가 봅니다
두 개의 입자가 서로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마치 하나같이 행동하는 상태를 '양자 얽힘'이라고 합니다
이 두 개의 입자들은 서로가 지구 반대 편에 있어도 즉시로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처음 이 현상이 발견되었을 때 아인슈타인은 '자연현상은 이렇게 비합리적이지 않다' 라면서 이러한 현상을 부정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가 그토록 인정하지 않았던 '양자의 얽힘' 현상을 이용해서 첨단 기술까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양자들이 서로 얽히는 상태를 과학자들은 언제부터 알게 되었을까요
과학계이 많은 발견이 그러하듯이 우연한 발견이었을까요, 아니면 치열한 연구와 실험의 산물이었을까요
이 글에서는 양자 얽힘이라는 현상이 발견되는 과정과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원인, 그리라고 얽힘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방법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불꽃놀이는 전자가 내는 빛
19세기 이 전의 과학자들은 원소들을 태울 때 나오는 빛의 색을 보고 원소들을 구분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원소들을 태울 때 나오는 빛의 색이 원소마다 각기 달랐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수소를 태우면 붉은색 계열의 빛이 나오고 구리는 청색~녹색, 리튬은 빨간색, 바륨은 연두색, 나트륨은 노란색, 철은 황금색, 칼륨은 자주색~연보라색의 빛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원소들 마다 왜 각각 다른 색의 빛이 나오는지는 그 당시에는 알지 못하였습니다 (참고로 불꽃놀이는 원소들의 이러한 전자의 들뜸 현상과 다시 원 위치로 돌아오면서 내는 빛을 이용한 것입니다 )
과학자들은 원소들이 고온에서 왜 각기 다른 빛을 내는지에 대해서 항상 궁금해했지만 불꽃반응은 다양한 전자 궤도와의 상호작용이 얽혀 있어서 이 현상을 분석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운 실험이었습니다
그러다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는데 바로 수소를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수소는 전자를 하나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자를 돌고 있던 전자가 에너지를 받고 들떴다가 다시 원 위치로 떨어질 때 어떤 빛(파장)이 나오는지를 관찰하면 빛이 생기는 기본 원리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수소 원자에 고전압을 걸어 전자를 들뜨게 한 다음, 전자가 다시 낮은 준위로 떨어질 때 나오는 빛을 관찰하였습니다
그 결과 특이하게도 빨주노초파남보의 연속된 빛이 나오는 게 아니라 옅은 붉은색 파장의 빛만 나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현상의 의미는 원자의 궤도의 위치마다 에너지나 파장이 정해져 있어서 전자는 그 정해진 위치에만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자가 높은 에너지 위치에서 낮은 에너지 위치로 내려갈 때 딱 자신이 위치했던 에너지의 파장의
빛만을 방출하는 것입니다
1885년 스위스의 물리학자인 요하네스 발머는 원소들을 가열할 때 원소마다 특정한 파장이 나오는 현상을 수학적 규칙으로 발표하였습니다
그는 수소 원자가 내는 빨강, 청록, 보라, 파랑등의 빛을 하나하나 측정해서 그 각각의 파장을 정리하였고 이 파장의 값들은 일정한 수학적 패턴을 따른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 당시는 원자의 구조도 알지 못하였고 더욱이 전자가 정해진 궤도에만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던 시절이었는데도 발머는 오직 측정된 수치만으로 수학적 공식을 도출해 낸 것입니다
이후 요하네스 라이드버그는 발머의 공식을 더 발전시켜서 수소뿐 아니라 다른 원소들에도 적용할 수 있는 공식을 만들어 빛의 선을 수학적으로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원소들이 왜 제 각기 다른 파장의 빛을 내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닐스 보어의 아이디어(1913)
그러나 얼마 후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는 원소들이 각기 다른 색의 빛을 내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제시합니다 그는 아인슈타인의 '빛도 입자처럼 행동한다'라는 개념과 루더포드의 '전자들이 핵 주위를 도는 원자모형'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설을 세웠습니다
보어는 수소원자의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돌 때 아무 궤도나 도는 것이 아니라 1층, 2층, 3층과 같이 정해진 궤도만을 돌 것이다'라는 아니 디어를 내놓습니다
보어가 이러한 주장을 하는 이유는 강한 에너지의 빛이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와 만났을 때, 전자가 원자핵의 아무 위치나 자유롭게 돌고 있다면 다양한 파장의 빛이 나와야 된다
그러나 특정한 파장의 빛만을 방출하다는 것은 빛과 상호작용하는 전자의 위치가 항상 정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의 주장은 실험에서 관측되었던 수소의 선 스펙트럼의 현상과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에 이 현상은 수학적 공식과 함께 물리적인 설명까지도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2개의 광자가 만들어지는 현상 목격
그런데 과학자들은 또 하난의 이상한 현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높은 위치에 있던 전자가 다시 낮은 에너지 준위로 떨어질 때, 하나의 광자가 아니라 연속적으로 두 개의 광자가 방출되는 현상을 보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과학자들은 이 두 개의 광자들은 '서로 독립적인 상태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같은 원자 안에서 그리고 같은 원인으로 인해서 두 개의 광자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상, 두 광자는 얽혀있어야 맞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두 개의 광자들 중, 하나의 광자를 측정하면 즉시 다른 광자의 상태도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며 이 광자들이 서로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도 이러한 특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론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자연의 모든 현상을 움직이는 하나의 원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양자 얽힘 현상은 그 안에 숨겨진 ㄴ변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964년 물리학자 존 벨은 확률의 법칙을 적용하자고 제안합니다
확률의 법칙이란 대량의 경우는 우연한 차이가 줄어들어 결과가 항상 50:50이 되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서 동전을 수 천 번 던지면 앞 면과 뒷 면의 차이는 항상 똑같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 양자가 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즉각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실험해거 50:50이 나오면 양자의 얽힘 현상 뒤에는 다른 자연의 숨겨진 법칙이 존재하는 것이고 ㅁ낭리 이 확률의 법칙이 깨어진다면 이 양자 얽힘 현상은 이상하지만 사실로서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하였습니다
알랭 아스펙의 실험으로 입증된 양자 얽힘
이후, 1980년 대 프랑스의 물리학자 알랭 아스펙은 실험으로 양자 얽힘의 현상이 사실임을 증명하였습니다
아스펙은 광자 쌍을 만들어 두 광자의 편광(광자의 전기적인 파장)을 멀리 떨어진 두 지점에서 동시에 측정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여기서 아스펙이 실험한 얽힌 광자를 만드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칼슘의 원자에 레이저를 쏩니다 그러면 원자 내에 있는 전자가 너무 큰 에너지를 받아서 평소와 다른 이상한 작용을 하며 자신과 접한 광자 2개를 튀어나오게 합니다
그리고 튀어나온 두 광자를 멀리 떨어지게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편광 분석기로 두 빛이 각각 어떠 ㄴ방향으로 진동하는지를 분석합니다
아스펙은 분석기의 각도를 빠르게 여러 조건으로 바꾸면서 데이터를 수집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한쪽 광자의 진도가 결정되면 멀리 떨어져 있는 광자의 진동도 같은 방식으로 결정되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몇 번의 실험으로 증명된 것이 아니라 벨이 제시한 아주 많은 횟수의 확률은 항상 50:50이라는 확률의 법칙을 깨는 것이었습니다
이로써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자연의 숨겨진 법칙은 없음이 확실하게 되었고 양자의 얽힘 현상은 사실적인 현상임이 확증되었습니다
현대의 양자 얽힘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방법
이후 과학자들은 양자 얽힘의 현상을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실제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점점 얽힘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기술도 알게 되었고, 얽힌 쌍이 필요할 때마다 인위적으로 만들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양자의 얽힘을 만들어내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아주 높은 에너지인 보라색의 레이저 빛을 특수한 비선형 결정에 쏘아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정체 안에 있는 전자들은 평소와는 다른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반응하며 보라색 빛(고에너지) 광자를 에너지가 낮은 2개의 빨간색 광자로 분리시킵니다
그리고 2개의 빨간색 광자들은 서로 얽힌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비선형 결정'이란 무엇일까요
얽힘 현상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선형결정과 비선형 결정의 차이레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선형 결정(유리, 수정, 소금)
빛은 전자기파입니다 그래서 이 전자기파가 유리나 소금과 같은 선형 결정 물질에 들어오면, 이들 물질 안에 있는 전자에게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래서 전자는 이 전자기파의 주파수와 같은 진동수로 진동하게 되는데 빛이 강하면 전자의 진동도 같이 커지게 됩니다
그리고 전자가 진동하면서 어떤 경우에는 빛을 흡수시켜 고에너지 상태로 올라가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빛을 반사시키기도 하며 굴절시켜 방향을 꺾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선형 결정은 빛이 들어오면 그 빛의 주파수와 정확하게 일치해서 진동하며 예상 가능한 방식으로 반응해 흡수 (온도가 높아짐), 반사, 굴절등의 일반적인 광학 현상을 나타냅니다
비선형 결정
그런데 선형 결정과 달리, 비선형 결정들은 내부 구조가 약간 불안정하거나 비대칭적인 배열을 가지고 있어서 특정한 조건에서는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빛에 반응합니다
이러한 결정에 강한 에너지를 가진 보라색 빛의 레이저를 쏘아주면 결정 안의 전자들은 단순히 빛의 주파수에 맞춰서 진동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고 예측하지 못한 방식으로 반응하는데 입사 도니 빛의 주파수를 바꾸어서 다른 색의 빛으로 바꾸기도 하고 (보라색→빨간색), 서로 다른 빛을 동시에 쏘면 두 빛이 합쳐진 새로운 주파수의 빛을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두 빛의 차이에 해당하는 에너지의 빛이 발생하기도 하고, 빛이 너무 강하면 스스로 굴절률을 바꾸어 빛이 좁게 모아 지게도 합니다
이러한 비선형 결정들의 여러 가지 현상을 '비선형 광학 효과'라고 하는데 이러한 현상들 중의 하나가 양자 얽힘입니다
양자 얽힘을 만드는 방법
초기의 양자 얽힘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이 양자들의 기묘한 특성을 이용하여 정보를 긴밀하게 주고받는 용도나 컴퓨터 기술에 접목시키려고 시도하였습니다 그런데 단순한 두 입자의 얽힘만으로는 복잡한 일을 처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입자들을 동시에 얽히게 만드는 다양한 방법들이 연구되기 시작하였고, 결국에는 3개, 4개의 입자를 넘어서 그 이상의 입자들을 얽히게 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여러 입자들을 어떻게 얽히게 하였을까요
●공동생성
강한 레이저 빛을 BBO크리스털 같은 비선형 결정에 쏘면 결정 안에 있는 전자의 작용으로 하나의 광자가 2개의 낮은 에너지를 가진 광자로 쪼개어집니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거나, 여러 싸을 같은 방향, 같은 시간에 만나게 하면 3개, 4개 이상의 얽힌 상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온 트랩
전자가 빠져나간 이온 상태의 입자들을 진공으로 만든 공간에 넣고 전기장을 이용해서 공중에 떠 있게 만듭니다
이러한 장치를 이온 트랩이라고 하는데 이곳에 가둔 이온들에 레이저 빛을 쏴서 이온들의 상태를 바꾸고 서로 양자적으로 연결시켜서 얽힌 상태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초전도 큐비트
전가가 잘 통하는 초전도 금속 재료로 매우 작은 회로를 제작한 뒤, 여기에 마이크로파를 가하면 양자 상태를 서로 얽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빔 스플리터(광자들이 섞이는 장치)
여러 광자들을 빔 스플리터라는 빛을 나누거나 섞어주는 도구에 같이 넣어주면 광자들이 서로 겹쳐서 하나처럼 연결되는 방법입니다
●냉각된 원자와 광학 격자를 이용
절대 영도 (-273)에 가까운 온도로 냉각된 원자들을 레이저로 만든 격자에 배열해서 올려놓고 서로 상호작용하도록 하면 복잡한 얽힘이 만들어집니다
현재 쓰이고 있는 양자 얽힘 기술 분야
양자 얽힘 현상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 과학자들은 매우 혼란스러워하였지만 많은 과정을 거쳐, 이제는 이 현상을 이용하여 새로운 기술까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양자 암호 통신
양자가 얽혀있을 때, 두 입자 중 한 입자에 외부의 간섭이 발생하면 즉시 상대 입자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보가 중간에 탈취되었는 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특히 보안 통신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여러 나라와 기업들이 통신망에 도입하고자 실험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연구와 테스트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양자 컴퓨터
양자의 얽힘과 중첩 원리를 활용하여 현재의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고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입니다
아직 실용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세계적인 많은 기업들이 개발 중에 있습니다
▲양자 텔레포테이션
한 입자의 양자 상태를 다른 입자로 전송해서 동일한 상태로 만드는 기술입니다
최근 데는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장거리 전송 실험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양자 센서
얽힘 현상을 이용한 초정밀 센서 기술도 많은 연구가 되고 있는데 의료 영상 기술, 자율 주행,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자 연구 개발 중에 있습니다
마무리
양자 얽힘 현상은 아인슈타인도 이해할 수 없었고, 물리적인 세상의 법칙과는 어긋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 현상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여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아직은 미지의 세계에 속해있고 또한 완성되지 않은 기술이지만 우주에 숨겨진 또 하나의 베일이 벗겨지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양자 얽힘을 이용한 기술들이 완전한 실용화를 이룰 때의 세상은 또한 어떠한 모습일지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