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천연에서 나온 고가의 섬유로 귀한 섬유로서 사용되었습니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왕실에서나 입는 고급 천이었으며 뒤늦게 전해여진 서양의 여러 나라에서도 실크는 굉장히 고급스러운 옷감으로 여겨졌습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상품의 가치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비단이라고 불렸던 실크는 예나 지금이나 고급 섬유로서의 가치가 변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 기술의 발달로 여러 가지 천연섬유와 함께 여러 종류의 인공섬유들도 발달하였지만 실크의 가치는 아직까지 최고의 섬유로서 귀하게 여겨지고 있으며 현대에는 첨단기술까지 도입하여 새로운 기능을 가진 섬유로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크라는 섬유가 어떻게 개발되었는지와 세계적으로 각광받게 된 역사, 그리고 실크라는 소재의 과학적인 특성, 그리고 현대에 들어 첨단 소재로서 새롭게 업그레이드되는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누에의 고치가 실크가 된 역사
기원전 2700년 경, 중국 황제의 아내 서릉 씨가 뽕나무 아래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뜨거운 찻잔 속으로 누에의 고치가 떨어지면서 누에고치를 감고 있던 실이 점점 풀어졌다고 합니다
서릉 씨는 계속 풀려나오는 실을 신기하게 관찰하면서 실을 만져보았더니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 실로 옷을 지어 입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누에를 기르고 고치에서 실을 뽑는 법을 연구해서 비단이라는 섬유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누에고치로 실을 만들고 옷감을 만드는 기술을 나라의 중대 기밀로 여길 만큼 이 기술을 귀하게 여겼으며 이를 외부에 발설할 시에는 사형에 처하는 벌을 내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몇 천년 동안 비단은 중국에서만 생산하고 사용하다가, 1세기 경서부터는 실크로드라 불리는 길을 통해 서양으로 비단을 팔기 시작하였습니다
중앙아시아를 거쳐 페르시아와 유럽으로 전해진 비단을 보고 서양의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이라고 부를 만큼 비단을 귀하게 여기며 좋아하였지만 중국에서 양잠의 기술을 비밀로 굳게 지켰기 때문에 비단은 그냥 중국에서만 나오는 천으로 인식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기원전 6세기 경, 동로마(비잔틴)의 2명의 수도사가 중국에서 누에알과 뽕나무의 묘목을 숨겨서 가져오면서
지중해 지역에 양잠 기술이 전파되기 시작합니다
기록은 없지만 아마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중국에서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동로마에서부터 시작된 양잠기술은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었고 13~15세기에는 이리아 북부에서 실크 산업이 크게 발달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실크를 만드는 과정은 모두 수공업이었는데 16세기에 들어서면서, 기계로 누에의 실을 뽑아내는 기술이 개발되었고 17~18세기에는 프랑스가 이 기술을 받아들이면서 더 정교한 기계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과 함께 실크뿐만 아니라 면직물 등의 섬유산업 전반이 기계화가 됨에 따란 실크제조도 기계화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나라에 전해진 경로
우리나라에는 기원전 1세기 경, 그러니까 중국이 서양에 비단길을 통하여 비단을 팔기 시작한 때인 고조선 말이나 고구려 초기 무렵에 전하여져서 삼국시대에는 누에를 길러서 비단을 짜는 기술이 많이 발달하였으며, 백제와 신라는 이 기술을 일본에 전하여주었다고합니다
또한 신라에서는 누에를 신성하게 여겨서 누에고치로 실을 만드는 여인들을 잠녀라고 불렀으며, 이들이 왕실의 비단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비단실을 처음 발견한 서릉 씨를 잠신이라 부르며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는데 조선시대의 왕비가 궁궐 안팎의 여성들을 거느리고 양잠의 모범을 보여주며 직접 주관할 만큼 양잠과 비단을 생산하는 기술을 아주 귀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제사를 지내던 장소는 서울 성북동에 선잠단지라는 이름으로 아직까지도 문화유적으로 있습니다
또한 세종대왕은 누에를 키우는 일을 크게 장려해서 각 도마다 좋은 장소를 골라 뽕나무를 심도록 하여 누에를 키우도록 하였는데, 누에를 키우는 곳을 잠실이라고 하였습니다
중종 때 여러 도에 있는 잠실을 서울 근처로 모이도록 하였는데 그곳이 바로 현재 송파구의 잠실입니다
비단의 특성
그렇다면 비단의 어떤 특성이 아주 오랜 세월 동안 변하지 않고 동양과 서양의 사람들을 매료시켰을까요
비단은 자연에서 나오는 다른 옷감들하고 다르게 은은한 광택을 내며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뿐 아니라 가볍고 피부에 닿았을 때 좋은 감촉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비단의 특성은 비단을 이루고 있는 단백질의 구조 때문입니다
누에고치에서 나오는 실은 피브로인과 세리신이라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리신이 두 개의 피브로인을 감싸고 있는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세리신은 접착성이 있는 물질로 비단실을 만들 때는 약한 알칼리를 넣어 녹아내리게 합니다
그러면 두 개의 피브로인만 남는데 이것이 견사입니다
만일, 약알칼리가 아니라 물을 넣으면 피브로인이 제거되지 않고 실만 풀어지는데 이것을 생사라 고합니다
피브로인은 우리 눈으로 보기에는 한가닥의 실 같지만 현미경으로 자세히 보면은 아주 가느다랗고 미세한 실이 여러 가닥 모여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가느다랗고 미세한 실 같은 단백질을 피브릭이라고 합니다
실크가 광택을 내는 이유는 이 피브릭의 구조에 있습니다
다른 단백질들은 불규칙적으로 접혀있거나 꼬여있는데, 피브릭은 굉장히 가지런하게 정렬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빛이 들어오면 여러 겹으로 정렬된 피브릭에 반사되고 굴절되어서 광택이 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느다란 반짝이는 실들이 여러 겹으로 겹쳐진 구조라서 빛이 여러 방향으로 반사되면 빛을 내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가지런한 구조 때문에 광택뿐 아니라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것입니다
비단의 대체 섬유 인견(레이온)
19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나며 중산층이 많아지게 되면서 실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크를 만드는 누에는 대량생산하기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한계가 있어서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여서 실크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섬유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프랑스의 화학자 샤르도네가 방법을 찾아냅니다
그는 그 당시 옷감들의 주원료였던 셀룰로오스를 녹여서 액체로 만들고 난 다음 미세한 구멍을 통해서 아주 가는 실로 뺄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누에에서 나오는 실은 원래 액체상태인 단백질인데 입으로 가는 실을 뽑아내는 순간 공기와 닿아서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샤르도네는 이 과정을 생각하고 셀룰로오스를 화학적인 방법으로 녹여서 액체를 만들고, 다시 아주 가는 실의 형태로 빼낸다음 다시 화학물질로 응고시키는 방법입니다
그의 방법은 성공하여서 가벼우면서 통기성 좋고 자연친화적인 레이온이라는 인조견사를 만들어내었습니다
그러나 레이온(인견)은 식물에서 나왔기 때문에 수분에 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초의 인공섬유 나일론의 등장
실크의 대체 섬유로 만들어진 레이온은 저렴하고 실크와 같이 가볍고 부드러운 촉감이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물에 닿으면 줄거나 변형된다는 단점이 있어서 실용적인 섬유는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실크처럼 가벼우면서도 촉감이 좋고 값싸고 튼튼한 섬유가 다시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는 석유에서 추출한 분자들을 열이나 화학적인 방법으로 연결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고분자 연구가 활발하던 시기였는데 플라스틱이나 합성 고무등은 이러한 연구과정에서 나온 물질들입니다
미국의 화학회사이자 섬유회사였던 듀폰은 자연에서 추출한 섬유를 가공하여 튼튼한 섬유를 만드는 대신, 분자들을 결합하여 세상에 없는 새로운 실을 만들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유능한 화학자들, 20여 명을 스카우트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연구원들은 분자들의 구성에서 작용기 역할을 하는 하이드록실기, 카복실기, 아미노기, 티올기 등이 분자 구성에서 뒤에 붙어있으면 이들이 열을 받았을 때 분자와 분자를 연결하여 준다는 점을 착안하여 연구를 진행하다가 하이드록실기와 카복실기의 결합으로 폴리에스터를 만듭니다
폴리에스터는 고체였다가 열을 가하면 점성액체가 되는 물질이었는데 당시 연구원들은 이 물질을 어떻게 실용화시킬지 방법을 찾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연구를 계속하던 중 연구원 중 하나가 폴리에스터를 열에 녹여 막대기로 쭉쭉 늘어뜨리는 동작을 하다가 실수로 실처럼 늘어난 폴리에스터 물질을 옆 비커의 물에 떨어뜨립니다
연구원은 이 폴리에스터를 건지고자 막대기로 들어 올렸더니, 부드러우면서도 고체화된 실의 형태가 되어 나왔습니다
연구원들은 이 현상을 보고 '고분자를 이렇게 당기면 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실과 같은 물질을 만들고자 연구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물질을 가지고 실험을 하다가 '아디픽산과 헥사메킬렌디아민'이라는 석유에서 나온 추출물을 섞어서 가열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점성의 물질이 만들어졌는데 이 물질을 막대기로 들어 올리자 실처럼 길게 늘어지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연구원들은 이 현상을 주목하면서 이 끈적한 물질이 식으면서 단단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나일론을 만드는 원료가 되었습니다
이후 이것을 섬유가 될 실로 뽑아내기 위해서 아주 미세한 구멍을 가진 장치를 만들었고, 공기 중에서 식혀 굳는 방식으로 인류 최초의 인공실을 만들어내었습니다
당시에는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 알려지기 전이었는데, 나중에 아미노산이 결합하여 단백질이 되는 과정이 알려지고 나서 보니까, 결과적으로 나일론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같았습니다
결국 분자들의 특성을 분류하다가 작용기라는 분자구조를 가진 물질의 특성을 파악하였고, 이를 적용하여 누에가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그대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듀폰사가 새로운 물질로 만든 섬유, 나일론은 굉장한 화제였으며 스타킹을 만들어서 출시하였을 때 전 제품이 3일 만에 품절될 정도로 센세이션 했다고 합니다
이 후로 아크릴, 스판덱스와 같은 합성섬유들이 연이어 개발되어 나왔습니다
첨단 기술을 도입한 실크 단백질의 진화
실크와 같은 천을 만들려고 인공적인 섬유를 만들 만큼 실크는 특별한 가치를 가지는 천연적인 섬유입니다
레이온인 인견(인조견사)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졌고, 완전한 인공섬유 나일론도 실크와 같은 섬유를 만들고자 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이 전에는 실크를 모방하는 섬유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으나 과학기술이 한층 더 발달하고 현재에는 실크 자체를 업그레이드시켜, 실크의 실을 이루는 단백질에 전기가 통하는 나노물질을 섞어서 몸에서 나오는 땀이나 체온등의 생체 데이터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하는 특수한 섬유를 만들고 있으며, 더 놀라운 것은 실크를 뽑아내는 누에의 유전자에 고강도의 실을 만들어내는 거미의 유전자를 섞어서 실크와 같이 부드러우면서도 거미줄과 같이 강한 섬유를 뽑아내는 방법을 개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거미줄은 자연계에서 가장 강하면서도 가벼운 섬유인데, 거미들은 모여있으면 서로 싸우는 습성이 있어서 서로 죽이기 때문에 대량생산을 할 수가 없어서 같은 실을 만들어내는 누에를 이용해 보고자 실험을 한 것인데, 결과 누에가 거미 단백질인 포함된 실크를 뽑아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실크는 지금까지의 누에고치보다 훨씬 강하고 탄성 있는 실크를 뽑아내었고, 이 섬유는 수술용 실이나 인공인대와 혈관, 방탄복등에 쓰인다고 합니다
이 기술은 지금도 꾸준히 연구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이 기술로 만든 실크로 옷을 만들어 전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시작되어, 수천 년동안 인류에게 아름다운 의상을 입게해준 실크가 이제는 자신의 고유한 특성을 지닌채 생명공학과 나노기술을 장착하며 새로운 첨단소재로서 재탄생되고있습니다
자연이 준 가장 아름다운 실, 실크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